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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를 넘어, 본질을 향한 개혁의 함성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11-03 08:30

본문

수만 명이 운집한 대규모 성회와 세계 교회의 부흥을 염원하는 뜨거운 기도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오늘, 우리는 진정한 부흥의 의미를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제교회성장연구원(CGI) 50주년을 기념하는 거대한 행사의 이면에서, 우리는 16세기 종교개혁가 요한 칼뱅이 던졌던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의 저서 '교회개혁의 필연성'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서 있는 자리를 비추는 서늘한 거울과 같다.

칼뱅에게 있어 교회 개혁은 낡은 건물에 새 페인트를 칠하는 미봉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고, 예배의 영광이 우상숭배로 더러워졌으며, 구원의 진리가 인간의 공로로 왜곡된 교회의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우는 고통스러운 외과 수술이었다. 그는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통치가 사라진 곳에 인간의 탐욕과 교만이 들어섰음을 통찰하며, 교회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전면적인 개혁을 부르짖었다. 이는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을 넘어, 교회의 존재 이유 자체를 되묻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이러한 개혁의 정신은 역사 속에서 숱한 모습으로 발현되어 왔다. 18세기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와 그의 동지들인 '클래펌 공동체'는 당시 영국 사회와 교회가 암묵적으로 용인하던 노예무역이라는 거대한 죄악에 맞서 싸웠다. 그들의 투쟁은 단 한 번의 화려한 집회나 감동적인 설교로 끝나지 않았다. 수십 년에 걸친 끈질긴 입법 투쟁과 여론 형성, 숱한 정치적 좌절과 동료들의 비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인내의 여정이었다. 그들은 복음이 개인의 영혼 구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죄악을 허물고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는 것임을 삶으로 증명했다. 그들의 투쟁은 단발성 행사가 아닌, 한 시대의 양심을 송두리째 뒤흔든 거룩한 저항이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소식들 속에서도 이 개혁의 함성은 여러 모습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척박한 땅 카자흐스탄의 여성들이 생존을 위해 공동체를 조직하고, 정부의 주택정책에 맞서 재산권과 생존권을 외치는 주민들의 절규는 비록 세속의 언어로 표현될지라도, 하나님의 공의를 향한 영적인 외침과 다르지 않다. 예멘에서 희생된 UN 직원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 촉구 역시, 어둠 속에 감춰진 불의를 빛 가운데로 드러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다. 이 모든 목소리는 거대한 구조와 힘 앞에서 스러져가는 개인의 존엄과 생존을 위한 외침이며, 교회가 마땅히 귀 기울여야 할 시대의 신음 소리다.

한국 교회는 이제 거대한 행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고통받는 이웃의 신음 소리가 들리는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수만 명이 모여 부흥을 외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교회가 세상의 불의에 침묵하고 연약한 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개혁의 첫걸음이다. 진정한 부흥은 프로그램의 성공이나 교세 확장에 있지 않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의 삶 전체를 세우고, 교회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겸손한 순종에서 시작된다. 주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화려한 제물이 아니라, 상한 심령으로 정의를 행하는 것이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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