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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목마를 경계하라: 진리의 영성으로 거짓의 시대를 분별한다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10-23 08:30

본문

고대 트로이의 성벽은 굳건했으나, 거대한 목마 하나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외부의 강한 군대가 아닌, 내부로 들인 거짓과 기만이 찬란했던 문명을 파멸로 이끌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풍경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진리를 위협하는 수많은 '트로이 목마'가 진보, 인권, 합리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와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역사는 이러한 기만의 순간을 똑똑히 기록한다. 1504년 자메이카에 고립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식량 공급을 거부하는 원주민들을 향해 천체의 운행을 이용한 기만극을 벌였다. 그는 월식 현상을 예견하고는, 자신의 신이 노하여 달을 집어삼킬 것이라 협박했다. 어둠이 달을 삼키자 공포에 질린 원주민들은 무릎을 꿇었고, 콜럼버스는 거짓된 신성을 획득했다. 이는 신의 창조 질서인 자연 현상마저 인간의 탐욕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시킨, 신성을 모독하는 '트로이 목마'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러한 기만의 목마는 시대를 넘어 교묘하게 형태를 바꾼다. 오늘날 라틴 아메리카의 폭발적인 복음주의 성장을 냉전 시대 CIA의 정치 공작으로 폄훼하려는 음모론이 대표적이다. 이는 순전한 영적 각성과 회심의 역사를 '영미 시오니즘의 트로이 목마'라는 거짓된 프레임으로 덧씌워, 복음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내부로부터의 불신과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다. 또한 '새로운 유형의 가족'을 논하며 창조 질서에 기반한 가정을 '정상가족'이라는 낡은 틀로 규정하려는 움직임 역시, 포용과 다양성이라는 매혹적인 외피 속에 성경적 가치와 사회의 근간을 허무는 파괴적 이념을 숨기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러한 거짓의 목마들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가? 그 답은 기만이 아닌 진리, 조작이 아닌 순교적 신앙에 있다. 폴란드 공산 정권의 압제 아래, 즈제지 포피에우슈코 신부는 권력의 회유나 기만적 술책이 아닌, 오직 강단에서 선포되는 진리의 말씀으로 저항했다. 그는 '악을 선으로 이기라'는 복음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했으며, 결국 비스와 강에 차가운 시신으로 던져졌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패배가 아니었다. 그의 순교는 폴란드 민중의 양심에 불을 지폈고, 거대한 불의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영적 동력이 되었다. 그는 트로이 목마를 들여보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리를 위한 '산 제물'이 되어 세상을 이긴 것이다.

유럽의 신학자들이 전쟁과 민족주의의 광풍 속에서 신학적 대응을 모색하고, 증오로 가득 찬 세상에 그리스도의 치유와 사랑을 선포해야 한다는 외침은 바로 이러한 포피에우슈코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 교회의 힘은 세상의 지혜나 권모술수에 있지 않다. 우리의 능력은 사람을 속이는 월식 현상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 지금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을 분별하는 영적 통찰력과, 그 어떤 위협과 조롱 앞에서도 진리를 굳게 붙드는 순교적 용기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했다. "우리가 육신으로 행하나 육신에 따라 싸우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고후 10:3-5). 교회는 세상의 거짓된 목마를 성문 안으로 들이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오직 진리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무장하여, 모든 거짓된 이론과 견고한 진을 파하고 모든 생각을 그리스도께 복종시키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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