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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폐허 속에서 세상을 밝히는 등불로 서다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10-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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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면을 채운 소식들은 전쟁의 포화와 사회적 불안, 오랜 갈등의 골이 깊게 팬 세계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의 청년들은 5년째 계속되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 신음하고, 스페인의 서민들은 치솟는 임대료에 절망하며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은 해묵은 분열의 상처로 얼룩져 있으며, 세상의 경영 리더들은 여전히 ‘성공’이라는 덧없는 신기루를 좇고 있다. 이처럼 어둡고 혼란스러운 현실 앞에서, 교회는 과연 어디에 서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러나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도 생명의 싹은 틔어난다. 포화가 빗발치는 우크라이나에서 청소년들이 신앙 안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스페인 복음주의 연합은 집 잃은 150가정을 위해 ‘그의 무화과나무 아래’라는 이름의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나섰다. 세상이 성공을 외칠 때, 기독 경영인들은 ‘신실함’이라는 영원한 가치를 리더십의 중심에 세우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복음의 역동적인 생명력이 타오르며 세계 교회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이는 교회가 세상의 문제로부터 도피하는 안식처가 아니라, 세상의 가장 고통스러운 한복판으로 들어가 빛을 발하는 등불이어야 함을 증명하는 생생한 증거들이다.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나치 독일의 광기가 유럽을 집어삼키던 암흑의 시절,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수많은 독일 교회가 히틀러의 광기에 침묵하거나 동조하며 ‘값싼 은혜’에 안주할 때, 본회퍼는 교회가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신앙이란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고난받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세상의 중심에서 십자가를 지는 ‘값비싼 은혜’의 길임을 온몸으로 증거했다. 결국 순교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신앙은 시대를 넘어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를 밝히는 횃불이 되었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바로 이 본회퍼의 외침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회는 스스로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을 비추기 위해 존재하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이는 우리 주님께서 친히 가르치신 바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3-16)

이제 우리는 한국 교회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의 소금은 맛을 잃지 않았는가. 우리의 등불은 등경 위에서 밝히 빛나고 있는가, 아니면 말 아래에 감추어져 있는가. 우크라이나와 스페인,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보여준 신앙의 실천은 한국 교회에 깊은 울림과 도전을 준다. 교회의 참된 부흥은 건물의 크기나 교인의 수에 있지 않다.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을 찾아가 묵묵히 빛을 밝히고, 썩어가는 세상 속에서 부패를 막는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의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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