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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표류하는 시대, 교회의 닻을 내릴 곳은 어디인가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9-20 08:30

본문

오늘 우리 사회는 방향을 잃은 배와 같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보고서가 경고한 다음 세대의 학력 저하는 단순히 교육 정책의 실패를 넘어, 가정과 사회의 가치관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시대의 자화상이다. 법과 제도는 모든 신념이 동등하게 유효하다는 미명 아래 진리의 절대성을 해체하려 시도하고, “지금 자리에 없다”는 사소한 거짓말이 양심의 가책 없이 통용되는 일상은 진리의 가치가 얼마나 퇴색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모든 현상은 하나의 뿌리, 즉 절대 진리의 부재라는 영적 기근에서 비롯된다. 다음 세대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배울 기준점을 잃어버렸고, 사회는 진리 대신 개인의 감정과 주관적 정체성을 유일한 잣대로 삼으려는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이는 마치 등대 없이 칠흑 같은 밤바다를 항해하려는 것과 같이 위태롭기 그지없다.

역사는 진리가 위협받던 시대에 교회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증언한다. 4세기, 아리우스주의가 “예수는 완전한 하나님이 아닌 피조물”이라며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이단 사설로 제국과 교회를 휩쓸었을 때, 교부 아타나시우스는 홀로 맞섰다. 황제와 수많은 주교들이 아리우스주의에 동조하고 그를 다섯 번이나 유배 보내는 혹독한 핍박 속에서도 그는 ‘아타나시우스 콘트라 문둠(Athanasius contra mundum)’, 즉 ‘세상을 대항하는 아타나시우스’로 불리며 끝까지 삼위일체의 진리를 수호했다. 그의 외로운 투쟁은 결국 니케아 신조의 정통 신앙을 지켜냈고, 교회가 세상의 풍조에 휩쓸리지 않는 진리의 반석 위에 서게 하는 초석이 되었다.

아타나시우스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교회의 생명력 역시 세상과의 타협이 아닌 복음의 진리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다. 복음주의적 신념이 확고할수록 교회가 성장한다는 영국 교회의 보고는 이를 명백히 증명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기술적 파도 앞에서 창조-타락-구속의 성경적 세계관으로 해석의 열쇠를 찾으려는 이탈리아 복음주의자들의 노력과, 장애를 가진 이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안으려는 공동체의 시선 또한 진리를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하려는 거룩한 분투이다.

시대가 어두울수록 빛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진다. 세상이 진리의 기준을 잃고 방황할 때, 교회는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닻을 내려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이 혼돈의 시대에 진리의 기둥과 터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편리함과 타협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직 변치 않는 복음의 진리 위에 굳건히 서서 길 잃은 영혼들에게 유일한 소망의 등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길이 동등하게 유효하다고 외치는 세상 속에서, 교회는 담대히 선포해야 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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