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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소음 속에서, 교회의 유일한 대답을 찾다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9-03 08:30

본문

시대의 풍경은 실로 모순적이다. 한편에서는 포탄이 기도의 처소를 무너뜨리고(우크라이나),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가 교회의 기여를 기념하는 법을 제정한다(파라과이). 젊은 세대는 역설적으로 지옥의 실재를 믿기 시작하고(독일), 교회는 세상의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오해받는다(포르투갈). 그리고 역사의 깊은 지층에서는, 수천 년 전에도 하나님의 백성을 유혹했던 우상의 그림자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다(예루살렘). 이 혼돈의 파노라마 속에서 교회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유럽복음주의연맹이 던진 '불확실한 시대의 희망'이라는 화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심장을 파고든다.

교회가 세상의 소음에 길을 잃을 때, 그 끝은 언제나 비극이었다. 1930년대 독일, 히틀러의 광기가 유럽을 집어삼키려 할 때, 독일 교회 일부는 '독일적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 나치즘과 손을 잡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 그들은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설교하고, 히틀러를 하나님이 보낸 지도자로 칭송하며, 십자가를 스와스티카로 대체하려 했다. 교회가 시대의 권력과 이데올로기라는 우상 앞에 복음의 순수성을 내어준 것이다. 바로 그때, 이 어둠에 맞서 신앙의 본질을 외쳤던 이들이 있었다. 1934년 5월, 바르멘에 모인 '고백교회' 신학자들은 '바르멘 신학선언'을 발표했다. 그들은 선언 제1조에서 이렇게 외쳤다. "성경이 우리에게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들어야만 하고, 삶과 죽음 속에서 신뢰하고 복종해야만 하는 하나님의 유일한 말씀이다. 우리는 교회의 선포의 원천으로서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어떤 사건이나 권세, 형상이나 진리도 하나님의 계시로 인정할 수 없음을 배격한다." 이는 세상의 모든 권력과 사상을 향한 준엄한 거부였으며, 오직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유일한 주인이심을 피로써 고백한 선언이었다.

오늘 우리 시대의 풍경은 바르멘의 그때와 다르지 않다. 포르투갈의 교회가 특정 정치 세력의 부속물처럼 매도당하는 현실은, 교회가 세상의 언어로 규정될 때 얼마나 무력해지는지를 보여준다. 파라과이의 국가적 인정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강화하는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국가 권력에 안주하려는 유혹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무너진 사역 시설은 이 세상 나라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증언하며, 독일 젊은이들의 영적 갈망은 교회가 세상의 유행이 아닌 영원한 진리를 선포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 2,600년 전 여인의 얼굴을 새긴 점토 틀은, 시대와 모양만 바뀔 뿐 인간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우상 숭배의 욕망을 고발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을 관통하는 교회의 유일하고도 영원한 대답은 무엇인가.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빌라도 앞에서 친히 증언하신 교회의 정체성 안에 있다. 주님은 자신의 왕 되심을 추궁하는 세상 권력 앞에서 이렇게 선포하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요한복음 18:36)

교회의 나라는 이 세상의 가치와 방법론에 속하지 않았다. 교회의 힘은 정치적 영향력이나 사회적 명망, 문화적 세련미에서 나오지 않는다. 교회의 유일한 힘은 세상이 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다른 나라', 즉 십자가와 부활로 세워진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속감에서 비롯된다. '불확실한 시대의 희망'은 새로운 전략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바로 이 변치 않는 교회의 본질을 재확인하는 데 있다. 한국 교회는 세상의 평가와 기대에 부응하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바르멘의 선언처럼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유일한 말씀이심을 고백하는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의 소음을 뚫고 울려 퍼지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어떠한 시대적 풍랑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진정한 희망의 증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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