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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의 닻, ‘마라나타’ 신앙을 회복하라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9-22 08:30

본문

시대의 조류가 거세다. 유럽의 법정에서는 아비가 자식에게 신앙을 전수할 권리가 세속의 가치 앞에 무력하게 부정당하고, 교회 내부에서는 복음의 영원한 가치를 특정한 정치 이념의 틀에 가두려는 위험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마치 사도 바울이 탄 배가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표류하던 밤처럼, 오늘날 한국 교회는 안팎의 거센 풍랑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듯한 위기 앞에 서 있다. 이러한 혼돈의 파고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러한 때에 ‘마라나타’라는 이름을 내건 한 편의 영화가 세상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소식은 단순한 문화계의 동향을 넘어, 시대의 징표와도 같이 다가온다.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초대 교회의 간절한 고백이자 종말론적 소망이 담긴 이 외침은, 교회가 세상의 소란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본질적인 정체성과 사명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우기 때문이다. 교회의 사명은 세속 권력과의 야합을 통해 지상의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고 다시 오실 왕의 길을 예비하는 것이다.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의 생애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소명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18세기 영국 사회의 뿌리 깊은 죄악이었던 노예무역을 폐지하기 위해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을 바쳤다. 그의 투쟁은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거대한 불의에 맞선, 철저히 신앙적인 저항이었다. 수많은 정치적 공격과 회유, 살해 위협 속에서도 그가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을 수 있었던 동력은, 이 땅에서의 정치적 승리가 아닌 하늘의 법과 영원한 심판자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었다. 그는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가지 않고, 오히려 말씀이라는 닻을 영원의 항구에 굳게 내리고 있었다.

윌버포스의 삶이 보여주듯, 세상의 법과 기독교의 윤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에 있다. 영화 ‘오디세이’가 조명한 ‘제우스의 법’이 변장한 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자기 보존적 환대라면, 성경이 말하는 환대는 나그네를 통해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사랑으로 영접하는 거룩한 순종이다. 이처럼 기독교의 모든 윤리는 세상의 가치 체계를 초월한다. 우리가 전해야 할 ‘K-복음’의 진정한 저력은 세련된 문화 양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처럼 세상이 흉내 낼 수 없는 거룩하고 구별된 삶의 내용에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종말론적 신앙, 즉 ‘마라나타’의 신앙으로 귀결된다. 현재의 고난이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과거의 달콤한 기억을 넘어 우리에게 약속된 영원하고 복스러운 소망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현실의 짐을 내려놓고 담대하게 전진할 수 있다. 주님의 재림에 대한 소망이야말로 교회를 모든 세속적 유혹과 핍박으로부터 지켜내는 가장 강력한 닻이다. 한국 교회는 이제 모든 혼란을 뒤로하고, 이 소망의 닻을 다시 깊이 내려야 한다. 그리고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명한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디도서 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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