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비트코인 15만 달러 목표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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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고금리 장기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유동성 축소라는 삼중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비트코인(BTC)이 사상 최고가 대비 약 50% 하락하며 다시 한번 시장의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기관 번스타인(Bernstein)은 이러한 급락에도 불구하고 2026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5만 달러(약 2억 원대 초반)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목표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번 조정은 구조적 붕괴가 아니라 투자 심리의 위축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역사상 가장 약한 약세 논리”…시스템 균열은 없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가우탐 추가니(Gautam Chhugani) 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정은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약한 약세 논리 위에 형성된 하락”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대형 약세장은 거래소 파산, 레버리지 붕괴, 신용 경색 등 명확한 구조적 균열이 동반됐지만, 이번 하락에서는 그러한 시스템 리스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현물 ETF 시장에서도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ETF 순유출 규모는 약 7% 수준에 그쳤으며, 이는 공황적 매도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이 12만 6천 달러대 사상 최고치에서 7만 달러 선까지 후퇴했음에도, 시장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번스타인의 핵심 논지다.
이는 2022년 FTX 사태와 같은 시스템 붕괴형 하락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에는 거래소의 유동성 문제와 신뢰 상실이 연쇄 파산을 야기했지만, 현재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위험 자산 프레임의 한계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유동성 민감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을 최근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고금리·긴축 환경에서는 현금 및 단기 국채, 금과 같은 전통적 안전 자산이 상대적으로 선호되며, 성장주와 암호화폐는 자금 유출 압력을 받기 쉽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오히려 유동성 환경이 완화될 경우 위험 자산군 전체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다시 한 번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I·양자컴퓨팅 위협론은 과장
최근 시장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이 자본을 흡수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을 빼앗고 있다는 주장과, 양자컴퓨팅이 비트코인의 암호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이러한 논리를 “기술 진화의 속도와 업그레이드 경로를 무시한 과장된 우려”라고 평가했다. 양자컴퓨팅이 현실화되더라도 이는 비트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전체의 과제이며, 암호체계 역시 이에 맞춰 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디지털 생태계가 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보완·개선되는 구조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전략적 기업 보유 리스크 낮아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 기업에 대한 우려 역시 과도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대표적으로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Strategy(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우, 주로 만기 없는 우선주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배당 지급을 감당할 현금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 청산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간 생산 원가 이하로 유지될 경우 일부 채굴 기업이 매도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구조적 붕괴가 아니라 산업 내부 조정의 범주로 해석된다.
기관은 ‘공포’보다 ‘재진입 기회’에 주목
시장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기관 투자자들의 태도는 비교적 차분하다. 비트와이즈(Bitwise) CEO 헌터 호슬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아래로 내려오면서 장기 보유자들은 신중해졌지만, 기관들은 오히려 재진입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하락이 암호화폐 고유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거시경제 압력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금화 가능한 모든 자산’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글로벌 자산 시장과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려 있어
물론 모든 분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기술적 분석가들은 아직 하락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특정 트레이더들은 5만 달러 수준까지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지점이 되어야 진정한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6천 달러에서 후퇴해 약 7만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높으며, 거시경제 지표와 금리 방향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적 시계에서 본 15만 달러 시나리오
번스타인이 제시한 15만 달러 목표는 단기 급등을 전제한 수치가 아니다. 이는 기관 자금 유입 확대, ETF 시장 안정화, 채굴 산업의 구조 조정, 글로벌 유동성 회복이라는 여러 조건이 점진적으로 충족될 경우 도달 가능한 시나리오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50% 이상 조정을 겪은 뒤 새로운 고점을 형성해 왔다. 시장은 항상 과열과 공포 사이를 오갔지만, 장기 추세는 점진적 상승이었다는 점이 강조된다.
신뢰의 문제인가, 구조의 문제인가
이번 하락 국면의 핵심 쟁점은 단 하나다. 이것이 ‘구조의 붕괴’인가, 아니면 ‘신뢰의 위기’인가. 번스타인의 분석은 후자에 무게를 둔다. 시스템에 금이 간 것이 아니라 투자 심리가 흔들렸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시장 인프라, ETF 구조, 기업 보유 전략, 네트워크 보안성 등 핵심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
결국 시장의 방향은 데이터와 유동성, 그리고 투자자의 판단력에 달려 있다. 공포 속에서 매도할 것인가, 조정 구간을 전략적 기회로 볼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비트코인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 질서 재편의 한 축에 서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 역시 그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기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시장은 다시 한번 신뢰 회복의 시험을 통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C) 기독교마라나타신문 2026-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