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갑이 금융의 중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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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 질서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전통 금융(TradFi)과 탈중앙화 금융(DeFi)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본격화하며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Franklin Templeton의 샌디 콜(Sandy Kaul) 부사장은 최근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The Paul Barron Podcast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지갑은 단순한 자산 보관 수단을 넘어, 개인 금융의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특히 자사의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 ‘벤지(Benji)’를 사례로 들며,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자산운용의 운영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벤지는 미국,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등 각국 규제 체계에 맞춰 설계된 구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머니마켓 펀드의 안정성과 블록체인의 실시간 정산·투명성 기능을 결합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 ‘유통 방식’이 바뀐다
콜 부사장은 토큰화 자산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유통 채널의 혁신’을 꼽았다. 기존 금융 상품은 은행·브로커·수탁기관을 거쳐 제한된 채널에서만 거래됐지만, 토큰화된 펀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24시간 유통될 수 있으며, 향후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 경우 탈중앙화 거래소까지 그 영역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CLARITY Act)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지목했다. 해당 법안이 구체화될 경우, 벤지와 같은 규제 준수 토큰화 상품이 Uniswap과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의 트레이딩 풀에 직접 참여하는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거래 채널이 확대되는 차원을 넘어, 전통 금융 상품이 웹3 생태계 안으로 편입되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
▶ 바이낸스와의 협력, 담보 활용 모델 부상
최근 Binanc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선보인 ‘미러링 서비스’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관 투자자가 벤지 상품을 수탁 계좌에 보관한 상태에서 해당 자산을 바이낸스 플랫폼에서 신용 담보로 활용해 파생상품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자산의 ‘보관’과 ‘활용’을 분리하면서도 실시간 유동성을 확보하는 구조로, 기관 투자자들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콜 부사장은 “기관들은 단순 보유를 넘어, 자산의 담보 가치와 유틸리티를 동시에 고려한다”며 “토큰화 자산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는 가장 효율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 스테이블코인 수익 지급, 증권성 논쟁의 분수령
미국 상원의원 팀 스콧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익 지급 모델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콜 부사장은 수익을 제공하는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면서도, 이는 오히려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 가이드라인이 정립될 경우, 투자자 보호 체계 안에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금융 상품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 “전자지갑이 금융의 중심”
콜 부사장은 2026년을 기점으로 전자지갑이 개인 금융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지갑은 단순 암호화폐 보관 도구가 아니라, 토큰화된 채권·머니마켓 펀드·실물자산·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합 관리하고 실시간 수익을 창출하는 ‘디지털 금융 허브’로 진화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프랭클린 템플턴이 연중무휴로 주주 기록을 실시간 갱신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다고 밝히며, 블록체인 기반 운영 구조가 기존 금융 인프라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다고 강조했다.
▶ 인터넷 혁명 이상의 전환기
콜 부사장은 현재의 금융 구조 전환을 1990년대 인터넷 혁명에 비유하면서도 “그보다 더 큰 기회”라고 평가했다. 인터넷이 정보의 흐름을 재설계했다면, 블록체인은 가치의 흐름을 재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 금융과 웹3 생태계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장은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실질적 유틸리티’와 ‘규제 대응력’을 갖춘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전자지갑이 은행을 대체한다는 발언은 과장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기관 담보 활용 모델, 탈중앙화 거래소 참여 가능성 등은 모두 기존 금융 질서의 유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요소들이다.
금융은 더 이상 물리적 지점과 장부에 묶여 있지 않다. 블록체인 위에서 실시간으로 이동하고, 담보화되고, 수익을 배분하는 자산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은행 계좌가 아닌 ‘전자지갑’이 자리 잡고 있다.
(C) 기독교마라나타신문 2026-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