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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 "AI 신뢰 위기, 블록체인이 해법"

마라나타 기자
작성일 2026-02-14 12:14

본문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언어·음성·영상 표현을 정교하게 모사하며 초저비용으로 대량 생성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터넷이 전제로 삼아온 ‘하나의 계정은 하나의 인간’이라는 기본 가정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크립토 부문인 a16z 크립토는 최근 이 같은 현상을 “디지털 신뢰의 구조적 붕괴(digital trust collapse)”로 규정하며, 그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신원 인프라를 제시했다. 


AI가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상호작용을 구현하고, 자동화된 계정 생성과 콘텐츠 생산을 통해 온라인 여론·상거래·플랫폼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중앙화 인증 시스템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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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 크립토가 강조한 핵심은 ‘인간성 증명(Proof-of-Personhood)’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특정 국가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은 채, 사용자가 자신의 신원을 블록체인 위에 자율적으로 보관·관리하고, 필요 시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증명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기존 인터넷 환경에서는 이메일 인증, 휴대전화 인증, 소셜 로그인 등 중앙화된 시스템이 신뢰의 기반을 형성해 왔으나, AI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방식은 점차 무력화되고 있다. 


AI는 무한에 가까운 가짜 계정을 생성할 수 있고, 자동화된 대화와 콘텐츠 제작을 통해 실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활동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 발전이 단순한 ‘스팸’ 차원을 넘어, 경제적·정치적 신뢰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의 리뷰 조작, 소셜미디어에서의 여론 왜곡,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에서의 거버넌스 교란 등은 이미 현실화된 위험으로 거론된다. 


AI 기반 가짜 신원이 대량으로 생성될 경우, 플랫폼의 보상 시스템이나 광고 모델, 토큰 인센티브 구조까지 왜곡될 수 있으며, 이는 곧 디지털 경제 전반의 신뢰 비용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a16z는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위변조 비용 상승’ 구조에 주목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공개 검증과 합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데이터의 변경이 극도로 어렵도록 설계되어 있다. 


만약 개인의 고유한 신원 정보가 블록체인에 암호학적으로 기록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검증이 이루어진다면, 가짜 신원을 대량 생성하는 경제적 유인은 크게 감소하게 된다. 


즉, 신원 위조의 비용을 높여 AI 기반 가짜 계정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특히 a16z는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ZKP)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영지식증명은 특정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그 정보가 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암호학적 기법으로, 프라이버시와 검증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성인임을 증명하면서도 생년월일을 직접 공개하지 않을 수 있으며, 특정 국가의 시민임을 증명하면서도 세부 개인정보는 보호할 수 있다. 이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프라이버시 친화적 신뢰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또한 a16z는 레이어2(Layer2) 솔루션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기계 단위의 소액 결제 및 자동화된 수익 분배 구조를 제안한다.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경제 활동을 수행하는 ‘머신 이코노미(Machine Economy)’가 현실화될 경우, 인간과 AI, AI와 AI 간의 거래를 투명하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사전에 정의된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중개자 없이도 신뢰 가능한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콘텐츠 생성, 데이터 제공, 연산 자원 공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이크로 결제를 촉진하고,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단순히 기술적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 온체인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경제 활동이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다.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 AI가 생산한 데이터와 콘텐츠의 소유권을 온체인으로 관리하고, 기여도에 따라 자동 보상이 이루어지는 구조는 기존 플랫폼 중심의 수익 분배 모델을 재편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탈중앙화 신원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와 규제 조화가 필요하며, 생체 인증이나 신원 검증 과정에서의 윤리적·법적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또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확장성, 수수료 문제,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 기술적 과제 역시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16z는 “AI와 인간이 만든 콘텐츠가 뒤섞이는 시대에는, 신뢰 가능한 신원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블록체인과 AI의 융합이 인터넷 다음 시대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이번 제언은 AI가 야기하는 신뢰 위기를 단순히 규제나 탐지 기술로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인터넷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디지털 경제의 가치 창출이 점차 알고리즘과 자동화된 에이전트에 의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누가 인간인가’를 증명하는 문제는 더 이상 철학적 질문이 아니라 경제적 인프라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초연결·초자동화 시대에 블록체인이 새로운 신뢰의 토대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향후 기술·정책·시장 동향이 주목된다.


(C) 기독교마라나타신문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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