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가계부에 담긴 어머니의 삶,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가계부' 개봉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10-2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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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성승택 감독이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어머니의 가계부 수십 권에서 시작된다. 1970년대 여성잡지 부록 가계부부터 2000년대 은행 가계부까지, 쌀값, 연탄값, 병원비, 학비, 경조사비, 대출 상환 기록 등 빼곡히 적힌 내용을 통해 가족의 사정과 한 여성의 노동, 그리고 산업화 시대를 살아낸 한국 사회의 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감독이 태어난 1972년 3월 1일의 미역과 돼지고기 값, 아픈 아들을 업고 걸었던 날의 '병원비 120원' 기록도 담겨 있다.
영화는 또렷하게 남은 가계부의 기록과 치매 초기 증상으로 기억이 흐려져 가는 어머니의 현재를 나란히 보여준다. 아들은 가계부에 등장하는 옛집과 도시들을 어머니와 함께 다시 걸으며, 숫자 너머에 묻혀 있던 어머니의 고단한 삶과 희망을 마주한다.
성승택 감독은 "가계부를 펼치는 순간 처음으로 어머니의 '시작'을 보게 됐다"며 "영화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통해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잡고, '어머니'라는 역할 너머의 한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어머니의 가계부'는 2024년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되었으며,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랩 참여,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상영, 서울국제노인영화제 초청 등으로 주목받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전주영상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제작·기획개발 지원을 받았고, 2026년 경기콘텐츠진흥원 배급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승택 감독은 '옆집'(2016)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 메세나상(다큐멘터리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싱글 인 서울' 등 장편영화 15편의 촬영감독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개봉을 기념하여 11월 7일 경기인디시네마(롯데시네마 광교)에서, 11월 8일 부산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관에서 성승택 감독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린다. 또한 영화의전당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는 관람객 대상 포스터 증정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체 관람가 등급의 '어머니의 가계부'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부모님의 노후와 돌봄을 고민하는 중장년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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